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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사진을 통해 더 나아간다.
원투쓰리포는 발걸음이다. 거리 사진가에게 발걸음은 실질적인 거리는 물론 감정의 거리 또한 좁혀준다. 한 걸음, 두 걸음 앞으로 다가가는 것, 그것이 거리 사진의 시작이다. 원투쓰리포는 확장이다. 처음부터 수십 명의 친구를 만들 순 없다. 특이한 옷을 입은, 재밌는 표정의 한 사람에 대한 관심이 관찰로, 결국 사진으로 이어진다. ‘ONE TWO THREE FOUR’는 더 다가가 더 많이 만나게 해주는 대형 사진집이다.
저자 소개
케이채는 사진가다. 사진 찍는 여행가나 사진도 찍는 글 작가가 아닌 오롯이 사진가로서 기억되기를 소망하는 사람이다. 케이채는 거리의 사진가다. 무한히 확장되는 만남의 공간인 거리를 주무대로 장면을 발견하고 컬러를 채집한다. 케이채는 마음의 렌즈로 세상을 찍는 사진가다. 결코 연출되지 않은 단 한번의 순간을 기다려 어김없이 건져올린다. 케이채는 말이 필요 없는 사진으로 이야기하는 작가다. 요란한 세상 속에서 오직 사진만으로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컬러풀하지만 육중하고 유머러스하면서도 담대한 사진집
케이채 작가의 사진을 보았을 때 사람들이 인상 깊게 받아들이는 부분은 역시나 컬러다. 팔레트에 물감을 한꺼번에 풀어놓은 듯한 채도와 콘트라스트는 타 작가들과 그의 사진을 확연하게 구분지어주는 역할을 한다. 단지 남들과 다르기 위해 이런 사진을 찍은 것은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컬러풀한 사진을 찍는 이유는 그 자신이 컬러풀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어머니 옷을 훔쳐 입을 정도로 컬러풀한 것을 좋아했고, 지금도 형형색색의 옷과 화려한 안경을 쓰는 그의 컬러풀한 사진은 어떤 스타일이나 주제 의식에서 온 것이 아니라 케이채 그 자체이다. 그는 흑백 사진을 절대 찍지 않는다고 공언했고 십수 년째 지켜오고 있다.
과할 정도로 비비드한 채도와 콘트라스트를 강조한 특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종종 오해를 한다. 케이채의 사진이 소위 만들어진 사진, 연출된 사진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거리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담는 것이라는 명제에 집착하는 사진가들이 많기에 이런 오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그의 사진은 순수하게 어떠한 연출도 없는 캔디드 포토그래피라는 점이 특징이다. 케이채는 자신을 거리 사진가라고 칭한다. 윌리 로니스, 엘리엇 어윗, 마크 리부 등 20세기 초 거리 사진의 거장들에게 영향을 받아 사진을 시작한 그답게 촬영하는 방식은 여전히 극단적으로 과거형이다. 절대 연출을 시도하지 않으며 사람들에게 포즈를 부탁하지 않는다. 그에게 있어 사진이란 만드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케이채 사진의 특징들은 굉장히 특이한 조화를 이룬다. 오래된 옛 거리 사진가의 방식을 따라 사진을 찍지만 그 결과물은 일반적인 거리 사진이 아닌 콘트라스트와 채도가 강한, ‘그림 같은 사진’이기 때문이다. 그런 의외성이 그의 사진을 특별하게 만들어준다. 그에게 그림 같은 사진은 피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추구하는 개성이 되었다. 이를 위해 전시용 작품은 텍스처와 질감 살아있는 전용 인화지를 사용해 인쇄한다. 유화 같은 느낌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진짜를 담아내는 것,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 이것은 사진가로서 그의 목표가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은 특이한 그의 시선으로 바라본 대로, 그의 눈에 비친 모습대로 세상을 또 삶을 조명하고 보여준다.
특정한 지역이나 주제를 가지고 몇 년씩 작업해 하나의 시리즈를 끝낼 수도 있겠지만 케이채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평생에 걸쳐 단 하나의 시리즈를 완성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제야 겨우 시작하는 기분이라고 한다. 처음 세계를 떠돌며 사진을 찍기로 했을 때 자신에게 30년이라는 시간을 약속했다. 아직 10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지구의 포트레이트이자 인류의 다큐멘트. 각기 다른 나라에서 벌어지는 작은 삶의 소소한 이야기들. 연관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모아놓고 보면 모두가 우리의 과거요 현재요 또 미래다. 작은 빗방울처럼 어디론가 흘러가 다시는 볼 수 없을 순간들. 그 순간들에 사진이어야 하는 이유가 있다고 그는 믿는다. 그래서 케이채는 언제까지나 거리 사진가로 우리 곁에 있을 것이다